성폭행을 당한 아동은
불안, 공포, 죄책감, 위축감
성가치관 장애등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성폭행 당하는 13세 미만의 아동
매년 2만 5천명
그 중의 10%는 남자아이

그리고 나는 그 10%중의 하나입니다

어릴 때 이혼한 부모님. 전 어머니와 삼촌과 함께
살았습니다. 외동이고 어릴 때부터 유난히 흰 피부로
많이 이쁨받았습니다.
기지배같이 생겼다는 소리도 여러번 들었어여.

삼촌은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는 상태로
주로 일용직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삼촌은 유난히 저를 이뻐했져.
만지고 뽀뽀하고 목욕탕도 같이 가고.

근데 언젠가부터 좀 심했어여.
그 만지는 느낌이 어릴때도 느껴졌어여.
이 사람 그냥 만지는 게 아니구나.

특히 귀를 만지고 볼을 쓰다듬을 때
이상했고 그때 이후로는 거부했져.
근데 겨우 대여섯살 꼬마의 반항.
집에 안계시는 어머니.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

어느 날, 잠든 나를 올라타고 있는 삼촌.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행위들을 한 후에
조용히 하라고 엄마고 뭐고 다 죽는다던 삼촌.

그리고 반복. 기억이 잘 안날만큼.
엄마는 단순히 삼촌이 이뻐해 준다고 생각해서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더군여.

두려움. 죄책감. 분노 나에 대한. 힘없는 나에 대한.

몇년 후, 배탄다고 집을 나간 삼촌.
하지만, 짙은 그늘 속의 내 삶.
우울증, 공황장애, 아토피.

끊임없는 자살에 대한 유혹.
그어봤지만 엄마에 대한 죄책감.
차마 버리고 갈 수 없는 한 사람.

전 30살입니다. 아직도 똑바로 눕지 못해여.
어린 시절의 악몽이 바로 떠올라여.
나영이 사건같은 걸 보면 종일 죽여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그래도 잘 살고 있어여. 사귀는 사람도 있고
영어강사로 나름 괜찮게 수입도 있구여.
시간이 간다고 해서 잊혀지는 게 있고 아닌게 있나봐여.

그래도 나에 대한 스스로를 향한 죄의식은 사라졌어여.
그랬더니 많이 편하더군여.

넌 너무 어렸어.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그냥 그렇게 말해줘여.

사는 게 힘들져? 저도 그래여.
그래도 힘든 시간들 하나씩 이겨내다보니
자신감도 오기도 어느 새 저만치 커버렸어여.

저는 그 누구의 삶도 쉽지 않다고 생각해여.
그 누구의 삶도 아픔없는 삶은 없다고 생각해여.
그래도 하나하나 이겨내다보면 언젠가
그 삶이 꽃피리라 그렇게 믿습니다.

[오유 희망의 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