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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체류허가' 제주 예멘인 23명
오늘(14일)부터 서울·부산 등지로 이주할 권리
예멘인 22명 "제주도 떠나 육지로 갈 것"
정부 "예멘인 목적지는 비공개"
14일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제주도 예멘 난민 신청자 23명 가운데, 22명이 서울·부산 등 육지행(行)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 그대로 남겠다"고 밝힌 예멘인은 한 명뿐이다.
뭍으로 향할 예정인 예멘인 대다수는 대도시 이전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14일 제주도 내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84명 중 면접이 완료된 440명 가운데 영·유아 동반 가족, 임산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 23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허가’를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예멘인들에 대해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예멘의 심각한 내전 상황, 제3국(한국)에서의 불안정한 체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인도적 체류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4일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제주도 예멘인 난민 신청자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을 나서고 있다. /박성우 기자
인도적 체류허가자 23명은 이날부터 출도(出島) 제한 조치가 해제된다. 제주에 계속 머물거나, 내륙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멘인 23명은 지금 당장이라도 비행기나 배를 타고 (국내)육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전을 희망하는 예멘인 22명의 최종 목적지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을 세웠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예멘인들이 특정 도시로 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해당 지역 시민들이 반발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적 체류허가자 22명…"서울 같은 대도시 갈 것"
외국인청에 접수된 예멘인 난민 신청자는 총 491명. 이 가운데 해외 출국(7명), 철회(3명) 등을 제외하면 난민 신청 심사대상자는 모두 481명이다. 440명이 면접을 완료됐고, 나머지 41명은 면접 대기 중이다. 외국인청은 이달 말까지 41명에 대한 면접을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이번에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23명을 뜯어보면, 영·유아 동반 가족이 18명으로 대다수다. 나머지 5명은 미성년자·부상자 등이다. 외국인청은 현재 면접이 완료된 9명도 신원조회가 끝나는 대로 인도적 체류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예멘인은 모두 32명이 된다.
이날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예멘인 난민 신청자 마호메드(가명·42)씨는 "자녀들이 한국 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 같은 대도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 10월부터 난민 심사 결과 통보…예멘 난민 458명 운명은?
14일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제주도 예멘인 난민 신청자 가족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을 나서고 있다. /박성우 기자
인도적 체류자는 난민으로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배려가 필요해 체류를 허가한 사람을 말한다. 난민과 달리 건강보험, 기초생활보장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번에 결정된 인도적 체류허가자는 1차 심사에서 테러가담·마약투약 등 범죄 경력 조회를 거쳤다. 인도적 체류자들은 1년의 체류 기간이 끝나기 전, 관계 기관에 직접 출석해 연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체류지를 변경하려면 소재파악이 가능하도록 전입신고 절차도 밟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처벌 될 수 있다. 인도적 체류허가 기간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체류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인도적 체류허가자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458명은 내달 초부터 난민 심사 결과를 개별 통보 받는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난민 신청 선착순으로 난민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난민 신청 심사결과는 ①난민 지위 ②인도적 체류 ③불허 등으로 나뉜다. 난민 지위나 인도적 체류를 받을 경우, 국내에서 거주할 자격이 생긴다. 난민 심사에 탈락할 경우 출국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난민 신청자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다면, 이의신청으로 ‘2차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2차 심사 결과에도 불복할 경우, 법원 행정소송으로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재판 기간에는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제주=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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